우리집은 아침이면 소란스럽다. 학교갈 아이들이 늦장을 부리기때문이다 : 쥴리엣! 일어나 학교가야지.
알버트! 아침먹자 만화책은 그만 보고... 간식은 챙겼니? 자, 이 닦어야지. 알버트! 위 / 아래 이는
잘 닦었니? 이것이 매일 우리집의 아침 풍경이다. 그런데 오늘은 또한가지 사건(?)이 추가되었다.
이를 닦던 녀석이 치약 거품을 일부러 세면대 거울에 튀기는 것이다. 갑자기 열 받은 나, " 알버트
거울 니가 닦아야되" "아니! 엄마가 닦아. 엄마는 청소부잖아!!!" 띵-----. 아니, 이건 또 웬 한방.
아까, 열을 받았으니 폭파일보 직전. 그래도 마음을 가다듬고, 그래, 좋아 . 내가 이 거울 닦으면,
넌 나한테 얼마줄건데? 니가 나보고 청소부라고 했잖아. 청소부는 돈줘야 일하거든!!! 잠깐사이
-머리돌리는 소리- 째깍째깍 자기땐엔 얼마를 줘야할까 생각중이다. 수중에 얼마의 동전이 있는지.
계산이 끝난모양인 지, 1년에 3프랑을 준다나어쩐다나. 그러더니 갑자기 나더러, 청소는 엄마가 해야 할
일 중하나란다. 아까 너는 나보고 청소부라고했어. 그래서 나는 너에게 돈을 요구한거야. 지금 나보고
엄마라하네? ....... 아이가 학교 갈 시간이다. 책가방을 둘러메고 가는 아이를 배웅하는데, 느닷없이
알버트가 나에게 뽀뽀를하고 도망간다. 평소 내가 뽀뽀를 하려들면 휑하니 도망가는 녀석인데.
어머니 날이 어제 그저께였다. 비단 이런일을 나혼자만 겪는일은 아닐게다. 매일의 삶가운데 우리 엄마들은
우리의 존재와 가치에 대해, 스스로 끝임없이 의구심을 가지고, 절상 혹은 절하시키는 시이소 게임을 하고있는
중이다. 그러나 나는 오늘 아이의 무심코한 댓구에 의미와 가치를 두고자 한다. 아이의 눈에 엄마는 먹고
노는 사람은 아니라는 것이다. 적어도- 청소는 엄마가 한다-라고 알고 있는것이다. 집안에서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이고 그것을 엄마가 한다라는것. 가정은 최소의 사회단위인 것이다. 그 최소의 사회내에는 구성원이 있으며, 구성원의 역활은 사회를 이끄어 가는데 중요한 것이다. 아이의 말 처럼 "엄마가 해야할 일" 이
있으면 다른구성원들 또한 각자의 역활이 있는 것이다. 아빠로서 아이들로서등등. 나는 내아이가 엄마의 해야 할 일만 보는것이 아니라, 다른구성원들의 할일 즉, 자신들의 역활또한 알고 실천하길 바란다.
학교간 아이를 놀래주려고, 점심 메뉴는 그녀석이 제일 좋아하는 돈까스로 준비했다. 이번에는 엄마는
요리사가 되지 않으까?